DMZ 전시
캠프그리브스
작성일 2023-08-21
캠프그리브스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의 민간인 통제 구역 내에 위치한 캠프그리브스는 1953년 한국전쟁 정전협정 이후 미국의 제2보병사단부터 101공수 506연대까지 50여 년간 사용한 부대시설이 남아있습니다. 2004년 주한미군 철수 이후 2007년 한국 정부에 반환되었습니다. 20세기 미군의 건축 양식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이곳은 과거 송출되던 대북, 대남 방송이 생생히 들릴 만큼 남방한계선 가까이 위치한 곳입니다. 캠프그리브스에는 바닥을 콘크리트로 다진 후 아연 합금 소재로 된 철판 소재로 둘러싸기에 빠른 건설이 가능했던 미군 특유의 반원형 막사 5채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반원형 막사들은 지붕에 눈이 쌓이지 않아 관리가 편리하고 내부 공간이 넓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2013년 민간인들을 위한 평화통일 체험시설로 캠프그리브스를 리모델링하여 민간인 통제구역 내의 유일한 숙박형 문화예술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도큐멘타 보존막사
22. 문경원 & 전준호 Moon Kyungwon & Jeon Joonho
문경원과 전준호의 최근 작업은 다학제적(학문과 학문 사이를 넘나들며 각 분야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연구 경향)인 플랫폼을 창조하는 협업 프로젝트 〈미지에서 온 소식, NEWS FROM NOWHERE〉를 중심으로 합니다. 그들의 장소 특정적 협업 플랫폼은 카셀 도쿠멘타 13(2012)에서 처음 발표되었으며,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2012), 시카고예술대학 설리번갤러리(2013), 취리히 미그로스 현대미술관(2015), 테이트 리버풀(2018-2019),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2021-2022), 아트선재센터 (2022), 그리고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2022)에서 전시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문경원과 전준호는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축지법과 비행술〉을 2017년 런던 프리즈 프로젝트와 도쿄의 스카이 더 바스 하우스에서 〈자유의 마을〉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문경원 & 전준호, 〈자유의 마을〉 (스틸 이미지), 2017- 2023, 싱글채널 HD 비디오, 사운드, 12분 15초, 작가 제공
이 작업은 한국의 DMZ 내에 있는 ‘자유의 마을(Freedom Village)’에 관한 영상작업입니다. 70여 년 동안 시간이 멈춘 채 현실에서 소외된 이곳을 과거로부터 불러내어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모순과 한계를 직시하려 합니다. 한국의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조명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삶을 통속화시키는 제도와 권력으로부터 비판적 인식을 끌어내고, 고정적이고 타성에 젖은 것들을 환기시키며 새로운 시각과 사고의 개입을 유도합니다. 예술의 영역을 넘어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되짚게 하며, 인식의 지평을 넓혀 존재의 의미를 분명하게 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도큐멘타 3관
23. 최원준 Che Onejoon
최원준(b.1979)은 한국 분단 문제를 다룬 사진 작업을 시작으로 북한과 아프리카의 외교관계에서 나온 다양한 사례들을 연구하며 사진, 영화, 설치미술을 발표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관계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며 동두천에서 스페이스 아프로아시아를 운영 중입니다. 주요 개인전으로 《캐피탈 블랙》(학고재 갤러리 2022), 《인포메이션》(신도문화공간 2015) 등이 있으며 자카르타 비엔날레 2021, 루붐바시 비엔날레 2019, 부산 비엔날레 2018, 뉴 뮤지엄 트리엔날레 2015,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 2014 등 다수의 국제전시에 참여해 왔습니다. 주요 수상으로는 신도미술상, 프랑스 국립 케 브랑리 미술관의 사진상, 일우사진상이 있습니다. 주요 펠로우 쉽은 팔레 드 도쿄 미술관 르 파비용 2011, 파울 클레 여름 아카데미 2013, 라익스 아카데미 프로그램 2017-2018 등이 있습니다.

최원준, 〈미군 기지촌 클럽에 대한 작은 역사〉, 2008-2021, 디지털 C-프린트, 영상, 책, 가변크기, 작가 제공
한국에서 미군 클럽의 역사는 미군 주둔의 역사와 함께 시작됩니다. 한국의 미군 클럽 문화는 많은 문학가에게 영감을 주어 기지촌 문학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습니다. 〈미군 기지촌 클럽에 대한 작은 역사〉 연작은 역사적으로 정리된 적 없는 미군들의 클럽 문화를 사진과 소설, 그리고 영화 자료들을 통하여 보여줍니다. 미군 클럽이 성행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 안정효 소설 원작의 영화 〈은마는 오지 않는다〉(1991)와 미군을 최초로 묘사한 신상옥 감독의 영화 〈지옥화〉(1958)의 스틸 사진, 기지촌 문학작품들, 그리고 경기 북부 미군 철수 지역에 남아있는 미군 클럽 사진들이 함께 전시됩니다. 또한 1980년대 AFKN과 동두천 클럽 거리에 대한 영상작업을 함께 소개합니다. 이 연작에 등장하는 문화적 산물들을 통하여 우리는 미군이 한국 사회에 변화를 준 다양한 지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24. 킴 웨스트팔 Kim Westfall
킴 웨스트팔(b.1986)은 서울에서 태어나 뉴욕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예술가입니다. 터프트건을 활용한 태피스트리 기법을 활용하여 그의 개인적인 역사와 미국의 중첩된 역사를 결합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화이트 컬럼스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Jerome Foundation Travel and Study에서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2021년 "As an Angel-American"이라는 배너를 제작하여 비행기에 설치한 공공예술작품을 2023년 11월 그리스의 알로슈 베니아스 갤러리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킴 웨스트팔, 〈스파이시 메모리〉, 2023, 아크릴, 레진, 오간자 리본, 입양 서류, 고춧가루, 레코드 플레이어, USB 드라이브, 11인치 아크릴 LP, 작가 제공
한국의 카페에서 마주치는 제3의 장소라는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은 〈스파이시 메모리〉는 가상의 상호작용을 하는 오늘날 한국 자연의 모습과 군사화되고 정적인 DMZ 체크포인트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작가가 텍스타일 작업을 위해 선택한 재료인 리본, 고춧가루, 찢어진 입양 서류는 턴테이블의 아크릴 레진 레코드판 위에서 회전합니다. 레코드판의 바늘은 레코드판과 닿지 않습니다. 대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감상적인 미국의 팝 음악이 흘러나오며 예상을 뒤엎습니다. 미군 장교의 숙소에 설치된 〈스파이시 메모리〉는 캠프그리브스의 역사와 미국 그리고 한국 간의 복잡한 상호 관계를 연결합니다. 소리 없이 회전하는 재생할 수 없는 곡이 담긴 레코드판은 이념적 공간이자 자연 보호구역 그리고 군사적 체크포인트로서의 비무장지대의 모순을 반영합니다.
25. 이정훈 Jung-hoon Lee
이정훈(b.1969)은 경기도 연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입니다.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뉴욕 브룩크린 칼리지(Brooklyn College)에서 M.F.A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주변에 존재하는 사물이나 자연에서 얻은 이미지들의 드로잉을 통해 유기적으로 확장되거나 해체하며 시작합니다. 얻어진 이미지는 재료를 꼬거나 말거나 겹치게 하여 시간의 형태가 만들어지며 그 과정 중 선택된 우연의 결과물로 작품의 형태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그의 작업은 반복된 행위 통하여 무한한 시간의 영속성과 모호한 형태와 공간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mirror》(Gallery 통, 서울, 2012), 《Day by Day & Eternity》(Gallery 허브빌리지, 연천, 2008), 《Time And Repetition》(금산갤러리, 서울, 2002), 《Question of Spot》(Pleiades Gallery, 뉴욕, 1998) 등이 있으며, 《지혜의 씨앗 연천, 사람들》(peacebricks, 연천, 2020), 《ECO-ART 연천 국제조각 심포지엄》(구석기박물관, 연천, 2009)등 다수의 그룹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이정훈, 〈금지된 걸음〉, 2023, 철, 철조망, 170 × 80 × 80 cm, 작가 제공
전쟁이 멈춘 70년, 걸음도 묶여버린 시간을 철로 만든 다리와 이를 아프게 옥죄는 얽힌 철조망으로 형상화한 〈금지된 걸음〉은 현재 남북의 경계 상황과 이동이 불가능한 우리의 영토를 직설적으로 드러냅니다. 이정훈은 언젠가는 철조망으로 덮인 족쇄와도 같은 굴레를 벗어나고, 나아가 하나 되는, 통일 대한민국을 바라며 작품을 구성하였습니다.
도큐멘타 4관
26. 나미라 Na Mira
나미라(b.1982)는 미국 로스앤젤러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2년 휘트니 비엔날레에 참여하였으며 투싼 현대미술관과 로스앤젤러스의 현대미술 기관에서 전시를 했습니다. 그는 로스앤절레스 주립대학과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그의 작품은 로스앤젤러스 주립 미술관과 워커 아트센터 그리고 휘트니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나미라, 〈밤시각〉(스틸 이미지), 2019, 적외선HD 비디오, 홀로그램 아크릴, 컬러, 사운드, 초음파 가습기, 방수팬, 플라스틱 바스켓, 쑥, 은행, 양귀비, 버드나무 잎, 플렌테인, 물, 루프, TRT 14:12, 작가 및 폴 소토 제공
〈밤시각〉은 일제 강점기 무속인으로 살았던 증조할머니와 1990년도에 오토바이를 타고 38선을 넘었던 삼촌에게 영감을 받은 신체의 경계에 대한 명상입니다. 작가는 적외선 야간 카메라로 제주도를 촬영하던 중 장비에 결함이 생겨 과거의 장면이 현재에 반복적으로 나타나 두 세계를 이어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 카메라를 비무장지대로 가져와 그곳에 아직 생존해 있을지도 모를 호랑이를 떠올리는 퍼포먼스를 하였고, 그 결함은 세계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군사 지역을 가로질러 작가를 데려다주었습니다.
27. 조경진/조혜령 Kyung Jin Zoh/Hye Ryeong Cho
조경진(b.1961)은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설계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2010년부터 철원의 공간기획, 경관 연구 및 DMZ 전망대 답사를 바탕으로 전시기획 및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The observatory project〉으로 《Facing North Korea》(마인 블라우, 베를린, 2018), 〈DMZ botanic garden〉으로 《경계협상》(런던, 2019 / 파리, 2020), 〈Mine Flower〉로 《오차범위》(요하네스버그, 남아프리카공화국, 2021), 광주디자인비엔날레(광주, 2021) 등 전시에 참여하였습니다. 조혜령(b.1981)은 정원이 갖는 문화적·사회적 가치를 믿으며 이론과 실무의 경계를 탐색하는 조경가입니다. 순천국제정원박람회에 〈물을 담는 큰그릇〉(2013), 〈어느선비의 느린정원〉(2013), 북미지역 가든쇼인 Reford Garden Festival에 〈콘가든복실〉(2014) 등 정원작품을 출품하였으며, 서울식물원 개원기념 전시 《식물탐험대》(2019), 《식물극장》(2020)을 기획하고 실행했습니다. 현재, 조경설계사무실 '조경하다열음'에서 소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조경진/조혜령, 〈식물 평행세계〉, 2023, 식물, 석재, 가변크기, 작가 제공
식물은 비정치적 존재입니다. 현재 남한과 북한은 절반 이상의 식물을 다르게 부르고 있습니다. 같은 종이지만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진 식물들로 하나의 정원을 만듭니다. 22종의 식물로 만들어 내는 집합적 풍경은 평행세계를 이룹니다.
식물리스트 (남한명-북한명. 학명)
산사나무-찔광나무. Crataegus pinnatifida
수수꽃다리-넓은잎정향나무. Syringa oblata Lindl. var. dilatata
고광나무-조선산매화. Philadelphus schrenkii
귀룽나무-구름나무. Prunus padus L.
함박꽃나무-목란 Magnolia sieboldii
백당나무-접시꽃나무. Viburnum opulus L.
회양목-고양나무. Buxus microphylla var. koreana
쥐똥나무-검정알나무. Ligustrum obtusifolium
쑥부쟁이-푸른산국. Aster yomena
냉초-숨위나물. Veronicastrum sibiricum
부처꽃-두렁꽃. Lythrum anceps
산박하-깨잎오리방풀. Isodon inflexus
벼룩이울타리-긴잎모래별꽃. Eremogone juncea
산국-기린국화. Chrysanthemum lavanduliofolium
큰꿩의다리-잔가락풀. Thalictrum kemense
노루오줌-노루풀. Astilbe chinensis
배초향-방아풀. Agastache rugosa
용담-초룡담. Gentiana scabra
까치수염-꽃고리풀. Lysimachia barystachys
도깨비부채-수레부채. Rodgersia podophylla
마타리-맛타리. Patrinia scabiosifolia
실새풀-새풀. Calamagrostis arundinacea
도움을 주신분들 Volunteers
손정희 Son Jung Hee, 이애경 Lee Ae Kyung, 김이경 Kim Lee Kyung, 정은하 Jung Eun Ha, 김명윤 Kim Myuoung Yoon
도큐멘타 2관
28. 혜안폴권카잔더 HaeAhn Paul Kwon Kajander
혜안폴권카잔더(b. 1980, 1985)는 조형적 설치와 옻칠작업을 중심으로 치북툭(캐나다 할리팩스)에서 활동하는 듀오입니다. 주어진 이름과 성을 엮은 그룹명으로써, 현대 개인 소유권을 바탕을 둔 저자성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정체성의 구성성을 다룹니다. 주요 개인전으로 《맥시멈 서퍼링 어롱 더 웨이》(프란츠 카카, 토론토, 캐나다), 《피어링 인투 플러싱》(트릴로바이트 에 르 프누, 몬트리올, 캐나다)이 있고, 그 외 갤러리 니콜라 로베르(토론토, 캐나다), 잭 배럿 갤러리(뉴욕, 미국), 줄리어스 시져(시카고, 미국), 스몰 암즈 인스펙션 빌딩(미시소거, 캐나다), 네리 바랑코(멕시코시티)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하였습니다. 2024년에는 쿤스트 버라인 토론토의 기획으로 이뤄지는 공공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혜안폴권카잔더는 현재 NSCAD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캐나다 예술위원회와 온타리오주 예술위원회, 토론토 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았고, 프란츠 카카 갤러리의 소속 작가입니다.
혜안폴권카잔더, 교동도 리서치 이미지(허수아비 경찰), 2023, 작가 제공
혜안폴권카잔더는 캠프그리브스로 알려진 옛 미군 시설의 화장실에서 다수의 작업이 들어간 장소 반응적 설치 작업을 선보입니다. 그 중, 〈너와 나 가장(假裝)행렬〉은 과속 방지를 위해 남한의 고속도로 갓길에 흔히 세워져 익숙한 T자 모양의 경광등을 각색하여, 교동도의 국경 근처 논에서 우연히 발견한 허수아비를 연상시켰습니다. 모방 경찰 조명을 이용한 그들의 은유적 접근은 믿음과 이념에 질문을 던집니다. 운전자들에게 인식되자마자 징벌과 징계의 상징을 무의미하게 함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대부분의 구간을 집요히 점찍는 경광등은 권력의 힘(실제 또는 상상된)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그들은 양극화되는 정치적 상황을 빨강과 파랑, 보색으로 대표하여, 남쪽과 북쪽, 물과 불, 가득 찬 것과 텅 빈 것, 현존하는 것과 사라진 것, 전체와 분열된 것, 부자와 가난한 것, 위와 아래, 안팎, 너와 나와 같은 이분법을 연상시킴으로써, '분열'이라는 개념에 문제를 제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