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로고

arrow_upward

지금 DMZ

DMZ 오픈 국제음악제

‘어둠에서 빛으로’
평화의 연장, 그리고 치유의 시작

가을이 무르익은 11월, 마침내 정전 70주년을 맞이하여 기획된 DMZ OPEN 페스티벌의 마지막 여정이 시작됐다. 제1회 DMZ 오픈 국제음악제는 DMZ OPEN 페스티벌의 피날레이자 인류애와 평화의 뜻을 클래식 음악으로 널리 퍼트릴 신호탄이다.

무대 위 서있는 연주자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DMZ OPEN 페스티벌은 처연했던 과거의 아픔과 닫혀있는 마음을 위로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 그리고 그 마지막 여정, DMZ 오픈 국제음악제를 통해 어두운 역사를 넘어 인류애와 평화를 위한 치유의 빛을 선사한다. 총 7회에 걸쳐 기획된 이번 공연은 DMZ 준접경지역인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아람누리에서 펼쳐지며, 지난 11월 4일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11일 막을 내렸다.


Healing Light, Beautiful Night!

개막공연이 열린 11월 첫째 주 토요일, 공연시작은 오후 5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로비는 공연 1시간 전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이날의 주제는 ‘치유하는 빛’으로 김신 작곡가의 동명의 곡이 세계 최초로 연주됐다. 김신은 2022년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2022년 한국음악상 젊은음악가상을 수상한 바 있는 클래식계의 떠오르는 신예다.
임헌정 지휘자 ‘치유하는 빛’을 비롯해 멋진 선율을 선사해 준 출연자는 국내 대표 교향악단인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임헌정 지휘자가 이날 공연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호로비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수상자인 로만 페데리코가 피아노 연주를 맡았다.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연주자들이 모였기 때문일까, 공연시간이 가까워지자 어느새 객석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잠시 후,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등장했다. 장내는 고요해졌고, 임헌정 지휘자의 손끝에서 마침내 2023년 DMZ 오픈 국제음악제 위촉작품인 ‘치유하는 빛’의 세계초연이 흘러나왔다. 치유하는 빛은 평화와 위로의 메시지가 담긴 클래식 연주곡으로 김신 작곡가가 더욱 많은 청중에게 희망이 전달되길 염원하며 선보인 만큼 관객들의 집중도도 높았다. ‘브라보’를 외치는 관객들의 힘찬 박수와 함께 곡은 화려한 데뷔를 마쳤다.

바이올린 연주자

이어서 피아노 연주자 로만 페데리코가 등장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의 개막공연에 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가 등장한 것은 보다 뜻깊은 의미를 갖는다. 2년 가까이 러-우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현재 누구보다 평화가 간절하다. 이런 상황 때문에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호로비츠를 기리기 위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추모 영 피아니스트 국제 콩쿠르’는 올해 우크라이나가 아닌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다. 이때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가 바로 로만 페데리코다.

연주자들과 로만 페데리코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완벽히 연주해 낸 로만 페데리코를 향해 더욱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과거 같은 아픔을 겪었던바, 우리나라 관객들의 박수소리는 그와 그의 나라를 향한 평화의 염원처럼 느껴졌다. 그에 보답하듯 더욱 열정적인 연주로 앙코르곡 알프레드 그룬펠드의 Soiree de Vienne, Op.56번 곡을 마무리했다.


이윽고 15분의 중간 휴식시간을 거쳐 2부가 시작됐다. 2부 공연은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E단조 ‘신세계로부터’가 연주됐다. 오케스트라의 풍부한 음색이 아람음악당을 가득 메웠다. 연주가 워낙 감명 깊었던 탓일까. 악장이 끝나기도 전에 중간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으나, 평화가 주제인 만큼 다들 너그러운 마음으로 다시금 음악에 몰두했다.
훈훈한 분위기 덕분인지, 보기 드물다는 오케스트라의 앙코르 연주까지 이어졌다. 짧지만 강렬한 드보르작의 Slavonic Dance no.8번 곡을 끝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제1회 DMZ 오픈 국제음악제 개막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무대 위 연주자들


끝이 아닌 시작,
더없이 평화로운 오픈을 위한 여정

이번 음악회의 시작은 조금 남다르다. DMZ주제의 공연, 이를 주제로 한 클래식 곡의 세계초연, 그리고 분단국가에서 펼쳐진 공연, 전쟁의 아픔을 겪고 있는 나라의 연주자까지. ‘DMZ 오픈 국제음악제’의 시작에 그 의미가 제대로 전해졌다.
이날을 시작으로 다음 날 시네마 콘서트 ‘영화가 삶에게 말해주는 것들’이란 주제로 공연이 펼쳐졌다. 이어서 예술감독 콘서트 1편 ‘진지한!’, 예술 감독 콘서트 2편 ‘다양한!’, 퀸 엘리자베스 갈라 콘서트 ‘대지의 노래’,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콘서트 ‘냉전을 넘어’까지 웅장하고 뜻깊은 공연이 8일간 계속됐다.
그리고 마지막 폐막공연 ‘그리고 내일’에는 끝이 아닌 시작, 멈춤이 아닌 전진의 메시지를 담았다. 지난 6개월간 쉼 없이 달려온 DMZ OPEN 페스티벌의 마지막 여정, 올가을을 가득 메운 DMZ 오픈 국제음악제 클래식 선율처럼 평화의 메시지는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관악기 연주자들